밑줄 문제의 특징과 선지 구성 방식을 중심으로
EBSi 기준으로 이번 고3 9월 모의평가에서 오답률이 첫 번째로 높았던 문항은 13번 문항이었습니다. 그런데 13번과 같은 비문학 지문의 <보기> 제시형 문항은 풀이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 시험에서는 문제를 풀지 않고 넘어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오답률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의 반응과 질문을 기준으로 보면, 오답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7번 문항에서 학생들이 특히 많은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였습니다. 모의평가 이후 오답 정리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이 나온 문항이 7번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먼저 살펴보려고 합니다.
7번 문제를 기준으로 밑줄이나 지문 내 주요 개념으로 구성된 선지들을 판단하는 방법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2쪽과 3쪽을 참고하세요.
7번 문제의 경우,
‘표준적 입장의 관점에 따라 ㉠, ㉡을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입니다.
우선 ㉠과 ㉡은 제시문 (가)의 첫 문단에 밑줄 형식으로, ‘표준적 입장’은 제시문 (나)의 첫 문단에 박스 형태로 제시돼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문을 모두 읽고 문제와 선지에 접근하는 습관을 가진 학생들의 경우 7번 문제를 풀기 위해 제시문 (나)의 첫 번째 문단과 제시문 (가)의 첫 번째 문단을 다시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에 따라 문단별로, 그리고 내용이 전환될 때마다, 선지를 판단하는 습관이 있는 학생이라면 (나)의 첫째 문단을 읽고 둘째 문단의 ‘하지만 전통적 윤리의 관점과 달리’를 읽는 순간 내용이 바뀐다는 것을 판단하고 (나) 제시문의 첫째 문단만을 바탕으로 7번 문항에 접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 유형 ‘xx의 관점을 바탕으로, yy를 평가, 판단한다.’의 특징을 훈련한 학생이라면 제시문 (가)의 ㉠과 ㉡을 판단하는 데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표준적 입장’의 특징을 판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앞서 제시문 (가)에서 ‘종 차별주의’에 대해 충분한 정보가 주어진 만큼 제시문 (나)의 첫 문단 ‘인간 중심적 종 차별주의’의 중심 내용은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에서 제시문 (나)에 접근하게 됩니다. 이때 각 문장의 내용을 분해한 후, 위 이미지처럼 연관된 내용들을 연결해 가며 읽는다면, ‘인간→도덕적 행위자로 인정’, ‘동물 →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없음.’으로 나뉜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는 ‘행위자의 범주와 피행위자의 범주가 일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범주’가 무엇인지를 앞선 문장과 연결해 판단해야 합니다. 앞에서 계속 구분해 온 것은 ‘인간’과 ‘동물’이므로, 결국 여기서의 범주 역시 인간과 동물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표준적 입장에서는 인간만이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고, 행위자와 피행위자의 범주는 일치해야 합니다. 즉 도덕적 행위자의 범주가 인간이라면, 피행위자의 범주 역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따라서 선지를 판단할 때는 ㉠과 ㉡을 ‘표준적 입장’의 기준에 대입해, 행위자와 피행위자가 모두 인간의 범주에 속하는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이제 이 기준을 가지고 실제 선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정답인 ①을 보면 정답인 이유를 비교적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겠죠.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여기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7번 유형의 문제에 포함된 선지들의 구성 방식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유형의 경우 보통 선지는 두 개의 내용 요소로 구성되는데 앞부분은 밑줄 ㉠이나 ㉡, 또는 ㉠과 ㉡ 모두의 내용이나 그 내용에 대한 해석으로, 뒷부분은 ‘표준적 입장’을 바탕으로 한 판단으로 구성됩니다.
이 경우 앞부분부터 틀린 선지는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앞부분의 내용은 맞고 뒤의 판단만 틀린 경우에는 선지 전체가 그럴듯하게 느껴져 혼란을 겪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하나의 선지를 하나의 판단 대상으로 보지 말고, 앞뒤의 두 내용 요소를 각각 분리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5개의 선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총 10개의 판단 요소를 확인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보통 독해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량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많은 글을 읽는 것은 독해력의 기본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글을 읽는 것과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풀기 위해 글을 읽는 것은 요구되는 능력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독서에서는 글 전체의 주제나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문제 풀이를 위한 독해에서는 하나의 지문 세트를 읽고 20~30개의 선지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문제와 관련된 세부 내용을 구분하고 주요 개념을 연결하며 읽는 연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