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식은 바뀌었지만 본질은 그대로입니다
올해 고2 학생이 고3이 되는 내년부터 입시 제도가 크게 개편되면서 수능 국어 영역도 어느 정도 변화가 예상됐습니다.
평가원은 작년에 ‘2028학년도 대입 수능 예시 문항 안내’ 자료를 통해 국어 영역의 변화 방향을 공개했습니다. 내용 영역을 화법, 언어(문법), 독서(비문학), 작문, 문학으로 구분하고, 기존과 달리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을 결합한 복합 지문이 출제될 예정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지표로 눈여겨볼 만한 게 올해 3월과 6월에 시행된 고2 모의고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시행된 6월 고2 모의고사를 중심으로, 새롭게 제시된 복합 지문이 실제 시험에서 어떤 형태로 출제되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1. 화법과 언어
저작권 문제 때문에 시험지 이미지를 올리지 않습니다.
22026학년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1번 문제부터 3번까지 참조하세요.
기존 수능에서 ‘언어와 매체’(이하 ‘언매’)를 선택한 학생들이 접했던 문법 지문 35번과 36번 문항, ‘화법과 작문’(이하 ‘화작’)을 선택했던 학생들이 접했던 발표 지문 35번~37번 문항을 섞어놓은 유형으로 기존 수능을 준비했던 학생들도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지문과 문제 배열이었습니다.
그러면 간단히 지문과 문제 특성, 선지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문은 전형적인 ‘화법’의 발표 지문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발표 내용이 기존의 다양한 설명 제재가 아니라 문법 제재라는 점이 달라졌네요.
1번과 2번 문제는 ‘화법’에서 꼭 출제되는 ‘말하기 방식’과 ‘내용 파악’을 묻는 유형으로, 비문학에서 ‘서술상 특징’과 ‘내용 파악’ 유형과 동일합니다.
3번 문제는 문법 지문의 ‘부분 내용 파악’ 유형으로 국어 영역 전반에 걸쳐 반드시 출제되는 유형입니다.
먼저, 1번 문제의 경우, 선지 구성이 늘 동일합니다. 형식적으로는 ‘말하기 방식’이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2번 문제와 동일한 ‘내용 파악’ 문제입니다.
선지를 보면,
1번 ‘청중과 공유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 화제를 제시하고 있다.’
2번 ‘발표 중에 / 발표 내용을 간추려 / 청중의 이해를 돕고 있다.’
3번 ‘청중의 행동 변화를 강조하며 / 발표의 목적을 부각하고 있다.’
4번 ‘발표 순서를 안내하여 / 청중이 발표 내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번 ‘전문가의 말을 직접 인용하여 / 발표 내용에 대한 청중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각각의 선지가 두 개 이상의 내용 요소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쉬운 선지들이라 1, 2, 4, 5의 경우 앞 내용 요소가 옳으면 뒤 내용 요소는 무조건 옳은 선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따라서 지문을 읽으며 앞 구성 요소들만 정확히 판단하면 되겠죠. 만약 출제 위원이 좀 더 난이도를 높이고 싶었다면, 3번 선지처럼 앞 요소와 뒤 요소를 각각 따로 판단해야 하는 선지를 더 많이 배치하겠죠. 이런 방식의 선지 구성을 자세히 설명하면 글이 지나치게 길어질 듯해서 줄이겠습니다.
유심히 보면,
1번 ‘화제를 제시하고 있다.’, 3번 ‘발표의 목적을 부각하고 있다.’ 4번 ‘발표 순서를 안내하며’
이 내용 요소들은 제시문에서 각각의 위치가 고정될 수밖에 없는 것들입니다. ‘화제 제시’와 ‘발표 순서 안내’는 첫 번째 문단에, ‘발표 목적’은 첫째나 마지막 문단에 구성됩니다. 따라서 지문을 읽을 때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을 집중해서 읽고 판단해야겠죠.
반면 ‘발표 중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여’는 2~5 문단 사이에 걸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문단 단위로 중간 점검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2번 문제의 경우 너무도 친절하게 [도입], [전개], [정리]라는 표지를 주어 선지를 판단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1번 선지는 첫째 문단에 2~4번 선지는 2~4문단에, 5번 선지는 마지막 문단에서 확인해 주면 좋겠죠.
물론 선지 구성 방식도 1번 문제와 동일하게 두 개 이상의 내용 요소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만 1번과 5번 선지와 달리 2, 3, 4번 선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점검해야 할 문장이 많고, 단 한 문장만 있어도 옳은 선지가 되기 때문에 중간 문단들을 문장 단위로 분해해서 좀더 꼼꼼히 읽으며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하겠죠.
3번 문제는 전형적인 문법 문제로 주어진 <보기>를 정확히 읽고 판단하면 쉽게 풀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학생의 문법 암기 지식보다 ‘사고력’, ‘추론 능력’이라는 ‘탈’을 씌운 ‘세부 독해력’을 테스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 수능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기>의 핵심 개념인 ‘음차’나 ‘훈차’는 고1 ‘공통국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2학년 ‘문법’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다만 <보기>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선지에 언급된 ‘대명사, 명사, 목적격 조사, 용언의 어간, 종결 어미’ 등은 중등 과정에 포함된 기초 문법 개념으로 별도의 설명 없이 판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고등학교 문법 개념은 지문이나 <보기>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중등 과정의 기초 문법 개념은 학생이 이미 알고 있다고 전제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수능의 출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상을 살펴 보면 각 영역을 묶어놓은 형식은 기존 수능과 다소 변화가 있지만, 각각의 문제와 선지의 구성을 보면 기존 수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앞선 글들에 언급한 대로 지문의 세부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각각의 문장을 분해하고, 문장들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개념 어휘들을 이어 주며 읽고, 문단 단위로 선지들을 점검해 간다면 변화된 수능 국어 영역에 적응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문법 학습을 할 때는 고등 문법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기 보다는 중등 과정에 포함된 기초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